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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식이야기49 독단성과 융통성의 사이에서 우리는 모든 기업은 무엇인가를 대표해야 한다고 믿는다. 특히 믿을 만한 제품이 그 기업의 핵심에 있어야 한다. 고객이 기대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또한 우리의 고객이 요구하는 것에 "예" 라고만 말해야 한다고 믿는다. 좋은 소매업자란 고객을 기쁘게 할 그들만의 독특한 방법이 있어야 한다. 두 배리스타 사이의 부드럽고 일관된 협조, 즉 한 사람은 주문을 받고 한 사람은 음료를 만드는 그 분위기가 좋게 느껴졌다. 나는 20대 후반의 한 고객, 운동복과 운동화를 신고 워크맨으로 음악을 들으며 머리를 천천히 끄덕이는 젊은 여자를 주목했다. 아침 조깅을 막 마친 것처럼 보였다. 그녀가 판매대에 이르렀을 때 나는 오랫동안 기다렸다고 말하는 그녀의 ..
◇ 잡식이야기48 아이디어만 있는 몽상가는 실패하게 마련이다 기업가답게 실행하기란 어렵다. 오린 스미스는 이 말을 나에게 항상 상기시켰다. 낭만과 비전이 없는 사업은 혼도 없고, 직원들이 위대한 무엇인가를 성취하도록 동기를 유발시킬 수 있는 어떤 정신도 없다. 반면 유쾌한 아이디어만으로는 회사 자체를 존속시킬 수가 없다. 많은 사업을 구상하는 몽상가는 그것을 실행할 수가 없기 때문에 지도자로서 실패했다. 과정과 제도, 원칙과 효율성은 창의적인 생각을 시행하거나 기업의 비전을 구체화하기 전에 기초를 다지는 데 필요하다. 그것은 나와 같은 기질의 기업가가 쉽게 믿기 어려운 교훈이다. 나는 스타벅스가 성장함에 따라 지나치게 관료적. 과정 중심적이 되고 특정기능에 지나치게 몰두하게 될까 염려스럽다. 그렇게 되면..
잡식이야기36 고대의 동방에는 크게 화하족(華夏族)과 동이족(東夷族)이 있었다. 오늘날에는 한족(漢族, 중화족)과 한족(韓族. 조선족)으로 대표되고 있다. 고대 사회에서는 같은 민족끼리 어떤 상징적인 동물을 숭상하는 토템 (totem)을 가졌는데, 화하족인 중국 민족은 용(龍)을 토템으로 삼았고, 동이족인 한민족은 새(조(鳥))를 토템으로 삼았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중국 민족은 모두 용의 자손이라고 믿고 있는데 용은 곧, 중국 민족의 상징일 뿐만 아니라 황하문명의 상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새로운 고고학적 성과는 동방 최고의 용의 형상이 화하족의 본향인 황하유역의 중원(中原) 지방을 크게 벗어난 지점인 바로 발해연안 북부의 대릉하 유역과 서요하 유역에서 출현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잡식 이야기29 용병을 주축으로 한 시라쿠사군은 비록 수적으로는 우세했지만, 로마군의 적수가 아니었다. 그들은 금방 격파당하고, 참주 히에론을 앞세워 남쪽으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서전에서 성공을 거둔 뒤에도 클라우디우스의 전격작전은 계속 되었다. 하지만 겨울이 닥쳤다. 남국 시칠리아에서도 관습에 따라 겨울에는 휴전에 들어간다. 히에론은 시라쿠사가 전략적 요충지에 자리잡고 있고 방어시설도 완벽하기 때문에 쉽사리 함락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가 두려워한 것은 시라쿠사가 로마와 싸우는 동안 카르타고가 어부지리를 얻는 것이었다. 히에론이 보낸 강화사절이 로마군 진영을 방문했다. 로마의 두 집정관은 생각지도 않은 수확에 덤벼들었다. 로마 쪽에서 제시한 강화 조건은 간단하고 관대했다. 1. 양국의 동맹관계는 ..
잡식 이야기28 오랫동안 카르타고 세력권이라고 누구나 믿어 의심치 않았던 아그리젠토의 함락으로, 로마는 이제 되돌아설 수 없는 데까지 나아가버렸다. 1차 포에니 전쟁은 시칠리아를 전쟁터로 하여 전개 되었다. 이듬해인 기원전 261년, 로마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두 명의 집정관과 4개 군단을 시칠리아로 파견했다. 이해의 로마군은 아그리젠토 공략에 성공한 여세를 몰아 계속 진군하여, 카르타고 세력하의 시칠리아 도시들을 차례로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런 전과는 시칠리아의 내륙지방에만 국한되어 있었다. 해안지방의 도시에는카르타고 본국의 지원이 계속되고 있어서, 육지 쪽에서 공격하여 함락시켜도 그것을 계속 유지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로마는 카르타고 본국에서의 보급로를 차단하지 않는 한 시칠리아를 제패..
잡식 이야기25 그리스 북부에 있는 에페이로스의 왕 피로스는 한니발보다 60년 전에 이탈리아를 침공하여, 로마군과 정면 대결을 벌였다. 한니발이 당대의 가장 뛰어난 무장으로 꼽은 세 사람 가운데 로마군과 전쟁터에서 대결하지 않은 것은 알렉산드로 대왕 한 사람 뿐이었다. 기원전 390년의 '켈트족 충격' 에서 겨우 일어선 로마가 이탈리아 중남부에서 세력을 확립한 시기와 마케도니아의 풍운아 알렉산드로스가 동방에서 풍운을 일으킨 시기는 거의 일치한다. 로마와 거의 같은 시기에 건국되었지만, 이탈리아 남부의 그리스 식민도시는 오랫동안 번영을 누렸다. 건국 초기부터 이들의 함은 주변을 압도하고 있었다. 그러나 장기간에 걸친 번영은 사람들의 정신을 복잡하게 만든다. 로마인한테는 훌륭히 통했던 피로스의 기사도 정신도..
잡식 이야기24 귀족, 즉 파트로네스와 클리엔테스의 관계를 명쾌하게 정의하기는 어렵다. 귀족은 클리엔테스를 보호하고, 클리엔테스는 귀족의 보호를 받는다고 정해져 있었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귀족의 재정 상태가 나빠지면, 클리엔테스들이 공동으로 귀족을 도왔다. 반대로 클리엔테스 가운데 하나가 경제적 위기에 빠지면 귀족이 도왔다. 훨씬 뒤의 일화이지만, 루비콘 강을 건넌 카이사르와 품페이우스의 대결이 막판에 이르렀을 무렵의 일이다. 카이사르가 가장 신뢰하고 있던 보좌관인 라비엔누스가 품페이우스 편에 붙기 위해 카이사르 곁을 떠났다. 8년 동안이나 계속된 갈리아 전쟁에서 카이사르의 오른팔이었던 라비엔누스는 카이사르가 무장으로서 얼마나 비범한 재능을 지니고 있는가를 가까이에서 보았기 때문에, 카이사르와 품페이..
잡식 이야기23 로마군은 산과 산 사이로 뻗어 있는 샛길을 따라 곧장 서쪽으로 행군했다. 카우디움이라고 불리는 협곡에 이르러, 더 한층 좁아진 입구를 통과하여 골짜기 안으로 들어간 로마군 전위대가 다시 좁은 통로를 지나 골짜기를 막 빠져나가려 했을 때였다. 나무를 쓰러뜨려 만든 바리케이드가 그들의 눈앞을 가로 막았다. 깜짝 놀란 로마군 병사들은 골짜기를 되돌아와 입구로 빠져나라려 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그 길도 어느새 바리케이드로 막혀 있었기 때문이다. 며칠이 지나도 삼니움족 병사들은 공격해 오지 않았다. 백병전이 벌어졌을 때 로마군 병사들이 얼마나 용맹한지는 그들도 알고 있었다. 집정관의 부관이 삼니움족에 파견되어 화평을 제의했다. 삼니움족도 화평 제의를 받아 들였다. 그들이 내세운 조건은 로마군..
잡식 이야기21 기원전 753년 로마를 건국한 로물루스가 100명의 장로를 소집한 것이 로마 원로의 시작이었다. 이 100명이 이끄는 가족이 로마 최초의 귀족인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이 귀족이 500년 뒤에는 5분의 1로 줄어들었다. 일가가 멸족되거나 아들이 태어나지 않아서 대가 끊겨버린 것이다. 그런데 그 500년 동안 원로원 의원 수는 300명으로 늘어났으니까, 로마정 로마의 심장부를 형성하고 있는 원로원의 엘리트 가운데 로마 건국 이래의 명문 귀족이 차지하는 비율은 15분의 1로 줄어들었다는 얘기가 된다. 이처럼 귀족의 수가 크게 줄어든 것은 그동안 로마가 치러야 했던 끊임없는 전투가 지도자 계급에 속하는 이들에게 어느 누구보다도 많은 희생을 강요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로마의 지배계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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